분류 전체보기156 내 이름인 줄 알고 돌아본 흑역사 길을 걷다 보면 사람 목소리가 뒤에서 불쑥 들려온다 무심하게 걷고 있었는데 내 이름과 비슷하게 들리는 소리가 귀에 꽂히면 반사적으로 몸이 돌아가 버린다 그런데 정작 날 부른 게 아니고 다른 사람 이야기였다는 걸 깨닫는 순간 얼굴이 화끈거린다 괜히 주변 사람 눈빛까지 의식되고 혼자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다시 앞으로 향하지만 속으로는 제발 아무도 못 봤기를 빌게 된다 이 장면은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법한 작고 웃픈 흑역사다. 특히 공공장소에서 이런 일이 더 자주 생긴다 카페에서 이름을 부르며 주문한 음료를 찾을 때 내 이름과 비슷한 발음을 들으면 무조건 자리에서 일어나게 된다 그런데 다가가 보니 전혀 다른 이름이라 직원이 다시 부르고 나는 애써 시선을 피하며 자리로 돌아간다 그 순간만큼은 세상 모든 시선.. 2025. 10. 4. 에어컨 껐나 확인하러 돌아간 날 밖에 나와 몇 걸음 걸었을 뿐인데 불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한다 분명히 나올 때 에어컨을 껐다고 생각했는데 머릿속에서는 계속 켜져 있는 장면이 재생된다 집 안에서 차갑게 돌아가는 소리까지 들리는 듯하다 전기요금 폭탄이 떠오르고 혹시나 불이 나는 건 아닐까 하는 과장된 상상까지 덮쳐온다 결국 발걸음은 다시 집 쪽으로 향한다 괜히 돌아가는 것 같아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멈출 수가 없다. 현관 앞에 서면 한숨이 먼저 나온다 분명히 별일 아니란 걸 알면서도 이 짓을 또 하고 있구나 싶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확인해보면 역시 에어컨은 꺼져 있다 리모컨 불빛도 없고 조용하기만 한데 그제야 마음이 풀린다 그런데도 이상하게도 안도감보다는 허무함이 더 크게 다가온다 나를 집으로 다시 불러들인 건 결국 내 의심이었으니.. 2025. 10. 4. 물 마시려다 딴 거 먹는 이유 가끔은 단순히 목이 말라서 물을 마시러 갔다가도 손에는 물잔이 아닌 다른 것이 들려 있는 경우가 많다 냉장고 문을 열면 분명 물병이 가장 앞에 있는데 눈길은 이상하게도 옆에 놓인 주스나 탄산음료로 향한다 물은 투명하고 무미하지만 그 옆에 있는 달콤하거나 시원한 음료들은 유혹적인 색을 띠고 있어서 이미 마음을 빼앗아 버린다 나는 목을 축이고 싶었던 건데 어느새 갈증을 핑계로 당을 섭취하고 있는 셈이다. 물은 몸에 가장 좋고 언제 마셔도 부담 없는 존재라는 걸 누구나 안다 그런데도 선택의 순간만 되면 물보다 자극적인 걸 찾는다 이유는 단순하다 물은 너무 당연해서 매력이 부족하다 오히려 입안이 지루해질 때 물을 찾기 어렵다 반면 다른 음료들은 광고와 패키지로부터 시작해 맛과 향까지 다채로운 신호를 보내니 순.. 2025. 10. 4. 양치 후 꼭 생각나는 간식 하루를 마무리하려고 양치를 마치면 늘 찾아오는 묘한 순간이 있다 입안은 상쾌하고 이제 더 이상 아무것도 먹지 않아야 한다는 신호까지 받았는데 그때부터 오히려 간식 생각이 고개를 든다 분명히 치약 맛이 입안 가득한데도 초콜릿이나 과자 혹은 아이스크림 같은 달달한 게 떠오른다 이건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거의 자동 반사처럼 일어나는 일이라서 늘 당황스럽다.양치 전에는 참을 수 있었던 배고픔도 양치 후에는 이상하게 더 강렬해진다 치약의 싸한 맛이 자극을 주는 건지 아니면 이제 먹으면 안 된다는 경계심이 오히려 욕구를 키우는 건지 알 수가 없다 특히 냉장고에 뭔가 있다는 걸 이미 알고 있을 때는 더 고통스럽다 먹으면 다시 양치를 해야 하고 또 번거롭다는 걸 뻔히 아는데 그 불편함마저 간식을 막아주지 못한다.밤마다.. 2025. 10. 4. 치킨 시킬까 고민만 하는 밤 치킨 시킬까 고민만 하는 밤밤은 유난히 배고픔을 크게 만든다 저녁을 분명 먹었는데도 열한시쯤 되면 괜히 속이 허전하고 뭔가 더 먹고 싶어진다 그럴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치킨이다 바삭한 소리와 기름진 향까지 머릿속에서 자동으로 재생되기 시작하면 이미 마음은 절반쯤 치킨 쪽으로 기울어 있다 그런데 손가락은 배달 앱을 열었다 닫았다 반복하면서 한참을 망설인다.치킨을 시킬까 말까 이 고민은 단순한 음식 선택이 아니다 내일의 컨디션과 체중과 죄책감이 한꺼번에 달려 있는 싸움이다 시켜 먹으면 분명 행복할 걸 아는데 먹고 난 뒤의 후회도 예상된다 내일 아침 붓기까지 그림처럼 그려진다 그렇다고 그냥 넘어가자니 침대에 누워도 머릿속에서 치킨이 날개짓하며 유혹한다 결국 나는 손가락만 바쁘게 움직이며 메뉴판을 스크롤한.. 2025. 10. 3. 싫은 노래가 하루 종일 맴돌 때 가끔은 좋아하지도 않는 노래가 머릿속을 차지해버리는 순간이 있다 분명 라디오에서 잠깐 스쳐 지나갔거나 카페에서 우연히 흘러나온 곡일 뿐인데 왜인지 모르게 그 멜로디가 뇌리에 남아 떠나질 않는다 내가 좋아하는 곡이면 그나마 위안이라도 되는데 귀에 거슬리고 취향에도 맞지 않는 노래가 하루 종일 맴돌면 괜히 기분까지 지쳐버린다 이유도 모른 채 흥얼거리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때면 더 허무해지고 짜증도 난다.이런 현상을 사람들이 흔히 귀벌레라고 부르곤 한다 귀 속에 기생하듯 들어와 나갈 줄 모르는 멜로디라는 뜻인데 참 기가 막힌 표현이다 왜냐하면 그게 정말 음악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잡음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귀뿐 아니라 머릿속의 빈틈을 다 점령해버리는 소리라서 집중하려 해도 끊임없이 재생 버튼이 눌러져 있는 기.. 2025. 10. 3. 이전 1 ··· 21 22 23 24 25 26 다음